국제 유가 21년만에 최저치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가격 장중 한때 10.88달러 기록. 11달러도 깨졌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달러를 밑돌며 21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4월 20일 국제 유가 선물 시장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의 5월 인도분 가격이 장중 40% 하락하면서 배럴당 10.88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1999년 3월 이후, 21년만의 국제 유가 배럴 최저 가격이다.

국제유가는 2020년 올해 1월 1일 61.06 달러를 기록하였으나, 약 5개월만에 80% 이상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지난 12일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배럴당 20달러 안팎의 심리적 지지선이 유지되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인한 중국의 1분기 경제 성장률이 -6.8%를 기록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이로 인해 석유의 글로벌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졌으며, 수요 감소로 인한 원유 저장소 마저 곧 동이 날것으로 예측되면서 가파른 폭락세를 보였다.

미국의 에너지기업들은 짧으면 4주, 길어야 8주 내에 미국의 모든 원유 보관소가 가득 찰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에너지기업 파슬리에너지 맷 갤러거 최고경영자는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다음달 말 즈음에 미국의 모든 원유탱크가 다 찰 것”, “그렇게 된다면 원유 가격이 10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것도 시간문제” 라고 경고했다. 원유 생산의 수지가 맞지 않는 이런 낮은 가격이 지속된다면 미국의 셰일 가스 업체들이 대거 도산하거나 산유국의 재정 또한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오는 22일 만기인 5월물 원유를 사가려는 기업들은 아직 거의 없는 상태다. 원유탱크가 부족하여 더 이상 원유를 저장할 수 있는 사태에 이르게 된다면 석유 생산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고객에게 돈을 주고서라도 석유를 넘겨 줘야하는 상황에 이를지도 모른다. 석유수출기구(OEPC)의 주요 산유국들이 5월부터 하루 970만 배럴씩 감산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유가의 하락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 예측이 더 우세하다. 이는 감산을 하더라도 수요가 이를 더 밑돌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유조선에 실린 채 바다위에서 갈곳 잃은 원유만도 무려 1억 6천만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원유를 사줄 고객도 없고, 이를 저장할 창고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감염증 사태로 인해 줄어든 원유 수요는 당분간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제프리스앤컴퍼니의 제이슨 가멜 애널리스트는 2분기 미국석유텍사스유의 가격을 19달러로 하향 조정하였으며, “석유 업계는 역사상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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